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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2-02 18:12
▶ 경남일보 - 2008년 12월 30일 화요일
 글쓴이 : 여래암
조회 : 3,733  
[경남일보] - 2008년 12월 30일 화요일

황소처럼 여유를 갖자.

세밑이라 들뜨지 말고 차분하게 지나간 일들을 되짚어 보고 잘못된 점을 찾아내어 똑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슬기롭게 대비하자. 지난 한해를 돌이켜보면 참으로 씁쓸하고 공허하다. ‘숭례문’에 불을 질러 폭 싹 내려앉게 만들었고, 유가상승, 촛불집회, 종교 갈등, 경기침체, 싸움질로 허송한 정치권 등 그야말로 혼란과 갈등의 극치를 보여준 한 해였다.
이 시간에도 언 몸을 덜덜 떨며 파지를 줍는 가난한 이웃과 노숙자, 외로운 독거노인, 실업자, 등 어느 한곳도 밝은 곳이 없다. 내년 상반기는 사상초유의 불황을 예고한 사람들도 많다. 이렇게 암담한 환경 속에서도 밝음을 찾아내야 하는 게 우리의 의무이다. 또 우리들은 지금까지 이런 것들을 모두 이겨내며 성장을 유지해온 저력과 경험, 자신감으로 축적되어있다. 문이 없을 때는 창을 뚫고나왔고, 창이 없을 때는 벽을 뚫고나오며 넘어지지 않고 이렇게 버티어 왔다. 그러므로 이보다 더 큰상황이 온다 해도 담담하게 이겨낼 힘이 있음을 믿자. 새해는 소의 해다. 소는 농가의 조상이라 했다. 그만큼 중요시 했다는 말이다. 소는 인내의 상징이며 천성이 착하고 부지런하며 순하고 어질다. 힘이 새 고 우직한 성품으로 결코 서둘지 않는 의젓한 동물이다. 코를 뚫어도 엄살 부리지 않고 무거운 짐을 싫고 가면서도 풀을 뜯어 먹으며 산천을 감상하는 여유를 부린다. 살아서는 인간들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고, 죽은 후에도 털에서 배설물까지 아낌없이 통째로 제공한다. 우리는 드문드문 걸어도 소걸음으로 여유를 갖고, 주어진 일에 정면 도전하며 소가 밟아도 깨지지 않는 우답불파(牛踏不破)의 정신으로 상생을 위한 준비를 하자. 낙락장송(落落長松) 도 처음시작은 보잘것없는 씨앗에 불과했다.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 첫 단추부터 잘 끼우도록 하자. 나만 잘살고 앞서겠다는 비정의 이기심을 버리자. 서로 돕고 화합하며 다 같이 잘사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자. 모두를 짓밟고 혼자 올라서려는 독주는 나도 이웃도 함께 추락하게 만든다. 새해에는 우리에게 더 많은 땀과 눈물과 용기가 요구될 것이다. 이 모든 과제를 근면, 성실과 서로의 협동으로 타게 해 나가자. 끊임없이 스스로를 단련하며 더욱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자. 새로운 목표를 향해 새로운 도전으로 새로운 자기를 발견하는 한해를 열어가도록 하자.


            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해조 범산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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